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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14-10-20 06:50
죠지오웰 "1984"
 writer :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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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 브라더는 꿈에서도 너를 감시한다!

[베리타스알파 = 김성환 기자] 조지 오웰이 1949년 발표한 ‘1984’는 그의 마지막 작품으로, 현대 사회의 전체주의적 경향이 도달하게 될 종말을 기묘하게 묘사한 근미래소설이다. 전체주의가 미래세계를 지배한다는 반유토피아적 정치소설로 20세기 영문학사에 굵은 획을 그은 걸작이다. 올더스 헉슬리의멋진 신세계와 자먀틴의우리들과 더불어 세계 3대 디스토피아 소설로 알려졌다. 가상의 초()강대국 오세아니아의 런던을 무대로, 독재의 화신인빅 브라더에 대항해 인간 정신을 지키기 위해 분투하는지구 최후의 남자를 그렸다.

줄거리
 
1984, 세계는 오세아니아, 유라시아, 동아시아 세 국가에 의해 분할 통치되고 있다. 주인공 윈스턴 스미스는 오세아니아의 한때 영국이라 불렸던 지역에 살며, 당의 진리부에서 일하는 하급 당원이다. 전체주의 체제 오세아니아를 통치하는 기구인 당은 실존하는 인물인지 아닌지도 알 수 없는빅 브라더를 내세워 독재권력을 행사한다.

당은 집안이나 사무실 공간을 24시간 샅샅이 비추는 텔레스크린, 풀과 나무에도 숨겨진 마이크로폰 등을 이용해 사람들을 철저히 감시하고 탄압한다. 사생활과 개인공간이라는 말은 이 세계에 존재하지도 않는다. 당원들을 사상적으로 통제하기 위해 ‘2분증오라는 집단 프로그램을 통해 가공의 반역자 골드스타인을 보여주며 사람들의 증오심을 집중시키는가 하면 사랑까지 통제한다. 당에 반발심을 갖고 있던 윈스턴은 어느날 가게 진열장에 놓인 공책에 홀리듯 매료돼 그것을 구입한다. 방 안 구석 텔레스크린의 시선이 미치지 않는 유일한 공간에 앉아 이제까지는 상상만 해왔던 그 일을 하기로 결심한다. 바로 일기를 쓰는 것이다. 그는 일기를 쓰면서 본격적인 체제 일탈자가 된다.

같은 진리부에서 근무하는 줄리아와 목숨을 걸고 금지된 연애를 하면서 당의 전복과 빅 브라더 타도를 꿈꾼다. 그러던 중 그가 호감을 갖고 있던 내부당원 오브라이언을 만나 반체제 지하조직인 형제단에 가입하게 된다. 하지만 이미 모든 것을 파악하고 있던 사상경찰의 함정이었으니….

줄리아와 함께 체포돼 당의 법과 질서를 유지하는 애정부에 끌려간 윈스턴은 거듭되는 고문과 세뇌 끝에 줄리아를 배신하고 인간적 가치를 버린 채 당에 순응하게 된다. 총살형을 기다리다 풀려난 윈스턴은 우연히 거리에서 연인 줄리아와 마주치고, 서로 처참하게 망가진 모습과 다가갈 수 없는 벽을 느끼며 기약없는 작별을 한다.

해제

오웰이 ‘1984’에서 그린 미래 세계는 오세아니아 등 3대 초강대국이 분할해승리도 패배도 없는, 전면전도 종전도 없는전쟁을 계속하는 암울한 세상이다. 소설의 무대인 오세아니아는 내부당원, 외부당원, 무산계급의 3개 계층으로 나뉘는 전체주의 국가다. 공용어인신어영사(英社. 영국 사회주의)’라고 줄여 표현되는 당과, 체제의 상징빅 브라더에 의해 통치되고 있다. 오웰은동물농장처럼 이 소설의 배경 역시 스탈린 시대의 소련에서 차용했다.

오세아니아에는 모든 건물 외벽뿐 아니라 건물 내의 층계참에까지 폭이 1m가 넘는 거대한 빅 브라더의 얼굴이 새겨진 컬러 포스터가 붙어 펄럭이고 있다. 내면을 샅샅이 훑어보는 듯한 포스터 속 빅 브라더의 시선 아래서 사람들은 누구도 자유로울 수가 없다. 빅 브라더는 어디에든 있다. 동전에도 우표에도, 책 표지와 담뱃갑에까지 새겨져도저히 그 눈초리를 피할 수가 없다.

절대권력을 가지고 이 세계를 통제하는은 빅 브라더 그 자체다. 당은 만능이고 당이 말하는 것은 무엇이든 진실이고 사실이다. 당의 슬로건은전쟁은 평화, 자유는 예속, 무지는 힘이며, 전쟁을 관할하는 평화부, 사상범죄를 포함한 모든 범죄를 다루고 법을 수호하는 애정부, 경제문제를 책임지지만 매일같이 배급량 감소만을 발표하는 풍부부, 보도와 교육 등을 관장하며 모든 정보를 통제 조작하는 진리부의 네 부로 나뉘어 있다. 각 부의 이름도, 당이 내건 슬로건도 반어법적이다.

당은 사상통제와 과거 통제를 정치 철학으로 삼아 역사의 날조, 개인의 사생활과 인간성 말살을 일삼는다. 인간에게서 자유 평등 진실 사랑을 박탈하고 짓밟는다.

이 가공할 집단은 사람들의 행동과 사고를 통제해 체제를 더욱 공고하게 다지기 위한 수단으로 가공의 반역 세력 형제단과 그 지도자 이매뉴얼 골드스타인을 만들어내고, 약간의 의혹이라도 품고 있다고 여겨지는 사람들을 추적해 말살한다.

사상통제는 일거일동을 비춰보며 쌍방향으로 음향과 영상이 전달되는 텔레스크린과 마이크로폰과 공중 감시 수단인 헬리콥터, 사상경찰, 어린이들로 조직된 스파이단 등으로 물샐 틈 없이 이뤄진다. 방안, 거리, 광장, 야외 어디에나 감시의 눈은 깔려 있어 사람들의 속마음까지 탐지해낸다. 어린아이들도 부모의 대화나 행동, 잠꼬대까지 엿듣고 고발하도록 훈련돼 있다. 일곱 살짜리 어린 딸이 아버지를 사상경찰에 밀고하는 세상이다.

빅 브라더에 대한 숭배와 골드스타인에 대한 증오 등 인간의 모든 감정도 효과적으로 조작되고 관리된다. 사상범죄는 사형이나 폭력으로 인한 거짓 자백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우선 사상범죄자는 그가 존재했다는 모든 흔적이 지워지고 엄청난 고문에 노출된다.

오세아니아를 지탱하는 또 하나의 중요한 수단은신어. 옛날부터 써온 정상적인 언어는구어라 해서 폐기시켜 버리고, 이를 대체하는 신어를 제작해 보급한다. 신어의 핵심은 글의 체계를 단순화시키고 어휘를 차츰 줄여 사상범죄 자체를 사라지게 하는 것이다. good의 반대말은 bad가 아니라 un-good이다. Excellent Splendid 같은 어휘들은 불필요하다는 이유로 제거되며, ‘(plus)’를 붙여더 좋다(plus good)’, ‘배로 더 좋다(double plus good)’로 대치된다. 오웰은 단어를 합성함에 있어서 발음을 편하게 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는데, 개념을 줄이고 말을 빨리 할 수 있게끔 한 신어야말로 사상통제의 가장 적절한 도구라는 식으로 논리를 전개하는부록-신어의 원리는 하나의 언어학 논문이라고 할 만하다.

극도로 단순화시킨 이 신어를 통해 당은 인간의 사유를 제한하려 한다. 신어 전문가인 사임의 말에서 이는 명백하게 드러난다.
신어의 목적이 사고의 폭을 좁히려는 데 있다는 걸 자넨 모르겠나? 결국에 가서는 사상죄도 문자 그대로 불가능하게 해놓자는 걸세. 왜냐하면 그걸 나타낼 말이 없으니까 말이야. 필요한 모든 개념은 정확하게 단 한 마디로 표현될 거고, 그 의미는 정밀하게 뜻을 나타내고 다른 보조적 의미는 지워져 잊게 될 테니까 말이야……….해가 갈수록 낱말은 자꾸 그 수가 줄고 그러면서 의식의 범위도 계속 좁아지는 거지. 지금도 물론 사상죄를 범하는 데 이유나 구실은 붙일 수 없어…….”(p.68~69)

사고의 폭을 좁히면 사람들이 광범위한 사고 자체를 할 수 없게 되므로, 진실과 허위를 가려 판단할 수 있는 인간의 능력을 마비시켜 하나의 허수아비로 만들고 마는 것이다. 다르게 사고하거나 체제에 대해 저항하는 일 따위는 생각조차 할 수 없게 된다. 어떻게든 다르게 생각하려 발버둥치는 주인공 윈스턴이 처음으로 시도하는 것이 바로 글쓰기(일기)인 것은 당연한 일일 수밖에 없다.

과거의 기록들은 당이 완전무결하다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 끊임없이 뜯어 고쳐진다, 당에 조금이라도 불리한 기록은 가차없이기억구멍속에 처넣어 재로 만들어버린다. 사상통제와 과거 통제를 가능하게 하는 것은이중사고. 이중사고란 과거의 기록을 날조했다는 사실을 곧 잊고 그 날조된 허위 사실을 진실로 믿는 심리 작용을 말한다. 예를 들면 ‘2+2=5’라거나굴종은 자유다라는 모순이 당의 이념으로 결정되면 사람들은 진실과 허위를 식별할 능력이 없기 때문에 그대로 믿고 따라야 하는 것이다.
이같은 숨 막히는 모순과 횡포와 인간 부재의 절망 속에서 제정신을 잃지 않고 항거하는, 인간성을 지닌 마지막 남은 인간이 윈스턴 스미스다.

‘1984’
는 다층적인 체계를 구성하고 있다. 윈스턴과 줄리아가 살아가고 있는 디스토피아적인 세계, 책 속의 책 형식으로 삽입된 형제단의 지도자 골드스타인의그 책’(p.227~263)에 묘사된 저항군의 체계, 책 뒷부분의부록-신어의 원리가 그것이다. 오웰은 소설의 전개를 위해 디스토피아적인 세계를 치밀하고 설득력 있게 구축하고, 그 세계의 본질과 허구성을 신랄하게 공박하는그 책을 썼다. 그리고 디스토피아적인 세계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를 신어의 원리로 묘사하고 있다. 따라서그 책신어의 원리는 이 디스토피아 세계를 이해하는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오웰은 이를 통해 현대사회의 지배체제에 내포된 위험성을 경고하는 가상의 세계를 그려내며 극도의 사실감을 불어넣고 있다. 자신이 일생 동안 소설과 에세이 등을 통해 경고해왔던, ‘인간이 인간을 지배하는 상황을 더없이 예리하고 공포스럽게 드러내 보여준다. 독재의 화신이라 할 수 있는 빅 브라더는 스탈린에, 그에 대항하는 지하 조직의 실체 없는 리더인 골드스타인은 트로츠키에 비교되며 ‘1984’는 출간 당시 소련의 전체주의와 공산주의에 대한 비판으로 읽혔다. 하지만 이 책은 공산주의든 아니든 좌·우 어디서나 절대 권력은 부패하고, 인간성의 말살을 가져오게 마련이라는 당연한 교훈을 담고 있다.

작품이 던지는 경고의 메시지는 지금 시대에 이르러서도 전혀 효력을 잃지 않았다. 미디어와 언어 조작에 의한 사상의 통제, 지배 수단으로써 승자도 패자도 없이 지속되는 전쟁의 본질, 드러나지 않지만 점차 확고해져만 가는 계급 체제 등, 마치 예언이라도 한 것처럼 현대 사회의 발전 과정과 그 속성을 꿰뚫고 있다. 놀랍도록 독창적인 ‘1984’의 세계는 많은 사회학자와 정치평론가들에게 중요한 연구 텍스트로 다루어지고 있을 뿐 아니라, SF소설 영화 미술 등에도 끊임없이 옮겨져 재해석되고 있다. 백남준도 비디오 아트굿모닝 미스터 오웰을 발표해 이목을 집중시킨 바 있다.

이렇듯 ‘1984’ 1984년을 한참 지난 2011년에서도 한 편의 소설 이상의 의미를 지닌 채 시대에 뒤처짐 없이, 아니 오히려 한 발짝 앞서 있는 진정한 현대의 고전으로 평가받고 있다.

/gateksw@veritas-a.com